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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장 왼쪽날개의 생활망상
게으르지만 어쨋든 길은 가잖아? 그 지루하고 한심한 기록들
왼쪽날개
여행
• 이름 : 왼쪽날개Ι닉네임 : 왼쪽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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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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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떠남이다.
목적지를 향한 노정이다.
하지만 애당초 여행은 귀환을 위한 떠남이다.
목적지는 터닝을 위한 포인트가되고 여행자는 목적지를 돌아 무언가를 간직한 체 일상으로 귀환한다.
그리고
아주 소수의 여행자는 끊임없이 새로이 길을 찾아 떠난다.

열흘간의 여행에서 심장을 울렸던 것은 그랜드캐년의 거대한 장관도, 엔텔로프 캐년의 황홀한 빛의 향연도 아닌
어처구니 없게도 집 근처 쇼핑몰의 아동복 코너였다.
너무나 예쁜 여아의 옷을 보고 조카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고
가난한 지갑보다 서러웠던 것은 마지막 보았던 2년 전보다 훌쩍 커버렸을 조카아이가 얼마나 커버렸는지 알길이 없어 아이에게 맞는 옷을 고를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매장안의 쇼핑객들 사이에서 터져버린 눈물을 닦으며 생각했다.

'그래,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다 바다 넘어에 두고 나는 이토록 멀리, 오랜 시간을 떠나왔구나'

끝내 무엇도 사지못하고 빈손으로 돌아나와야했던 그 순간처럼
온통 간절함으로도 떠나온 내가 닿을 수 없는 것들 뿐인게다.
베가스의 16층 호텔방에서 카지노로 내려가던 그 새벽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갈림길처럼 어긋나는 그 순간을 후회하지 않고 나는 그렇게 추락했다.

그리고 모든 여행은 내게 질문이 되어 돌아왔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지.
왜 이토록 닿을 수 없는 것들을 가슴에 품고 배반처럼 더 멀리 걸어 떠나가고 있는지.
신념과 각오는 길을 걷게 하지만 마음을 위로하지는 못하는게다.

짧은 12일 간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떠나보내고
나는 또다시 더 먼 길을 떠나갈 것이다.
나의 모든 질문이 답이되어 돌아올 것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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